오늘의 쿵푸 소식 3
안녕하세요 떡볶이 만세입니다
오늘은 쿵푸 소식을
올리는 떡볶이 만세인데요
이번 블로그 포스팅도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그래도 잘 봐주셨음
싶은 마음에 이번에도 쿵푸
포스팅 시작합니다! ㅎㅎ
쉬샤오둥이라는 사내가 있다는데요. 이종격투기(MMA) 코치로서 몇 년 전 홀연히 나타나 중국 쿵푸 마스터들을 격파하는 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으며 그의 격파 대상 마스터들은 대개 내공으로 상대를 불구로 만들 수 있다는 식의 허풍쟁이들이었으며 마스터가 쏘는 장풍에 나가 떨어지거나 마스터 몸에 닿기만 해도 마치 감전된 사람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코미디 같은 장면의 주인공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쉬샤오둥에 제대로 된 발차기나 펀치 한 번 날리지 못하고 엉망진창이 됐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이소룡과 성룡이 천하무적 싸움꾼으로 활약하고 소설계에서 김용이 의천도룡기 같은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쿵푸는 신비의 무술로 추앙받았지만 쉬샤오둥에 의해 민낯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며 쉬샤오둥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쿵푸는 세계적인 조롱의 대상이 됐으며 태권도나 복싱, 레슬링, 유도, 무에타이 등 다른 무술과 달리 실전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짜여진 각본 아니면 현실에서 구현될 수 없는 동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그는 한국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는가 하면 중국에서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같은 극도로 민감한 소재를 두고 한국 입장에 서서 중국인들을 설득하는 일도 있었다. 무분별한 애국주의를 질타하는 장면에서는 중국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하는데요. 오늘날 바이두나 왕이 같은 포털에서 쉬샤오둥은 아예 검색이 안된다. 권력이 의도적으로 쉬샤오둥 접근을 차단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으며 사람들 뇌리에서 그를 지워버리려는 시도다. 그의 근황은 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사드 관련 한국을 두둔한 것이나 애국주의 비판은 중국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무술사기꾼 몇 명 격파했다고 흔적 지우기에 나선 건 누가 봐도 과도한 처사로 중국 정부가 무술사기꾼들을 비호하고 있다는 말인가, 의심이 들 수도 있으며 그것보다는 중국이 자신을 대표하는 소프트파워로서 쿵푸에 대한 지나친 애착의 결과로 보는 게 현실적이며 시작은 1970년대 이소룡의 쿵푸 영화들이다. 이소룡이 성공하자 중국과 홍콩은 액션 영화뿐 아니라 슈퍼맨 수준의 무림 고수들을 스크린에 담아내면서 '쿵푸 영화'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쿵푸는 그 자체로 중국의 대명사가 됐다고 합니다.
이후 쿵푸 영화는 민족주의와 결합했으며 저우샹루 국립 아일랜드 대학 교수는 "무술과 민족주의는 쿵푸 영화에 의해 통합됐다"며 "민족주의 영향권에 들어간 이런 류의 영화는 중국 고대 소설와 경극 등 큰 틀의 중국 전통에 의지해야 했다"고 말했고 자우샹루 교수에 따르면 중국 영화 제작자들은 쿵푸를 다룰 때 '전통적 의미의 미덕이며 힘의 상징'으로 묘사한다. 쿵푸 고수들은 중국인을 똘똘 뭉치게 하는 매개로서 제국주의 침략자들과 맞서는 구국의 영웅으로 발전하며 영춘권 고수 엽문이 일본 침략자들과 서양 복싱 챔피언을 뭉개버리는 게 좋은 예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쿵푸=민족주의=애국심'이다. 쿵푸는 단순한 무술이 아니라 하나의 성역이며 통치의 한 수단인 셈으로 중화사상과 중국몽에 기대 애국심 고취에 한창인 중국에서 쿵푸를 건드리는 건 권력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위며 중국은 외교에서도 쿵푸가 힘을 발휘하게끔 공을 들인다. 소프트파워다. 조세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저서 '소프트파워'에 따르면 소프트파워란 경제적, 군사적 위협 같은 강압적 수단이 아닌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를 동경하게끔 만들어 상대를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 힘이라고 합니다.
쿵푸에 매료돼 중국이 멋있어 보이고 동경의 대상이 된다면 외교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는 말이며 중국이 쿵푸를 소프트파워의 중요 축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는 진행형이다. 올 1월 허난성 정저우시 정부가 발표한 '정저우시 무술 산업 개발 계획'에서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데요. 정저우는 중국 무술 대명사 '소림사' 소재지다. 정저우시는 11개 부처와 공동으로 소림사가 주축이 돼 2025년까지 2~3개 무술 전문 제조업체를 육성하고 2~3개 무술 경연 대회를 만들며 12~15개 무술 특성 학교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정저우를 세계 무술 수도로 육성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국가든 지방정부든 전통 무술 가치를 높이고 이를 국가 경쟁력 향상의 도구로 삼겠다는 계획은 나무랄 데가 없으며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람이 하늘을 날고 장풍으로 적을 제압하며 칼로 바위를 베는 따위의 행위는 판타지의 영역으로 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다는데요. 없는 실전성을 만들려 억지를 부릴 게 아니라 공연이나 영화 소재, 몸과 마음의 수련 수단으로서 쿵푸의 길을 개척하고 알리는 편이 낫다. 경계해야 할 대상은 무술사기꾼 감별사가 아니라 판타지를 현실로 끌어와 사람들을 속이고 돈을 버는 혹세무민 사기꾼들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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